8월 4일 금요일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
사람의 마음속에는 때때로 하느님의 좋은 제안에도 저항하는 이상한 충동
이 있는 것 같습니다. 우리는 이것을 오늘 복음에서도 발견합니다. 나자렛
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위대한 예언자시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
목수의 아들이라고 규정합니다.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놀라운 일들을 일으
켜 주실 때조차 우리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저항하기도 합니다. 또한 특
별하거나 먼 곳에서 놀라운 일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. 우리에게 가까
운 것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놀랄 만하지 않다고 여깁니다. 매우 익숙하기 때
문입니다.
그렇지만 우리 집 창문 너머나 집 안에도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이 있습
니다. 우리가 날마다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있습니다. 우리는 가까이 계
신 주님께 어떤 마음을 지녔습니까? 우리가 크거나 놀랍고 기이한 일에만
시선을 둔다면 어디에서 주님을 뵙겠습니까? 고요히 그분의 말씀을 듣는
가운데에서, 부족한 우리이지만 늘 접할 수 있는 성사들 안에서, 가난한 현
실 속에서, 그리고 죄인들 가운데에서 우리는 인자하신 주님을 뵐 수 있습니
다.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모든 곳에서 우리는 주님의 오묘하신 섭리를 만
날 수 있습니다. 나자렛 사람들과 달리, 오늘 하루 ‘못마땅하게 여기지’ 않고
사는 방식을 생각하여 보면 좋겠습니다.
오늘 복음은, 새로 마련한 상점이나 공장 또는 사무실을 축복하는 예식
가운데 들려주는 말씀(마르 6.1-3)과 병행 구절이기도 합니다. 언뜻 듣기에
오늘 복음 말씀은 축복 예식에 잘 어울리지 않는 것만 같습니다. 그런데 어
찌하여 이 말씀을 축복을 청하는 좋은 날 우리에게 전하여 주는지 곰곰이
생각하여 볼 일입니다.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놀라운 기적이 아니라 기적
을 가능하게 하는 믿음이고, 그 믿음의 눈으로 우리 자신과 주변을 바라보
려는 삶의 태도입니다. ⊕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